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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세의 배경음악 작곡가, 이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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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스타앤스타
작성일04-04-13 12:17 조회76,33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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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겨우 스물세 살인 그가 태어나기도 훨씬 이전에 일어난 실미도 사건을 알 리가 만무하다.

하지만 그는 이제 누구보다 이 사건을 잘 알고 있다. 올드보이에 이어 실미도까지... 20대 무명 작곡가의 천재적 재능은 그렇게 세상에 알려지고 있었다.


손 가는 대로 작곡한 곡이 드라마 주제곡

1000만 관객 동원이라는 메가톤급 신기록을 세운 영화 ‘실미도’.
1971년 실미도 684 북파부대가 일으킨 사건을 실감나게 다뤄 전 국민의 혼을 쏙 빼놓았던,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대작이다. 긴장과 좌절이 교차되면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킨 이 영화의 성공 뒤에는 20대 청년의 음악혼이 담겨 있다.

이지수군. 설경구, 안성기가 극중 주인공이라면, 그는 그들의 내면 세계를 음악으로 보여준 또 다른 주인공이다. 최근 흥행에 성공한 최민식·유지태 주연의 영화 ‘올드보이’의 ‘우진(유지태)의 테마’를 만든 주인공도 바로 그다.

피아노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7평 남짓한 아주 작은 작업실. 지수군은 피아노 연주에 열중하고 있었다. 인터뷰하는 것이 아직은 어색한 듯 다소 수줍은 표정으로 기자를 맞이한다.

“학교에서는 순수 클래식 음악만 공부했어요. 간간이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병행해 곡을 만들었던 게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서울대 음대를 수석으로 입학한 지수군은 ‘정통클래식주의자’다. 그런 그가 대중음악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사연이 흥미롭다. 시청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KBS 드라마 ‘겨울연가’에서 배용준의 피아노 치는 손동작 대역을 맡은 게 인연이 됐다.

“학교에서 배용준이 최지우에게 들려주던 피아노 연주곡 기억 나세요? 제가 손동작 대역을 하면서 연주한 곡이거든요. 처음엔 아르바이트할 생각으로 대역만 하고 나오려고 했는데 제작진이 주제곡을 못 정해 고민하더라구요. 그래서 혹시 제 곡을 써보겠느냐고 제의했죠. 그때 제안한 곡이 겨울연가의 주제곡이 된 ‘처음’이에요.”

‘처음’은 이미 그 전에 만들어놓았던 곡이다. 악상이 떠오를 때마다 손 가는 대로 창작해놓은 연주곡 중 하나였다. 드라마 인기와 더불어 주제곡인 ‘처음’도 큰 호응을 얻었다. ‘겨울연가’로 맺어진 인연은 송승헌, 손예진 주연의 드라마 ‘여름향기’로까지 이어졌다. ‘여름향기’에 나오는 음악 일부를 작곡하는 기회가 또다시 주어진 것.

대학 휴학하고 \'실미도\'와 \'올드보이\' 작곡에만 매달린 넉 달

‘겨울연가’와 ‘여름향기’의 OST 앨범이 대중들로부터 사랑받게 되자, 그의 음악적 재능은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했다.

영화 ‘접속’‘클래식’‘빙우’의 음악감독 조영욱씨가 “영화음악을 해보지 않겠냐”며 ‘실미도’‘올드보이’작곡을 제안한 것이다. “‘올드보이’는 세 사람이 함께 작업했어요. 그래선지 부담이 덜했는데, ‘실미도’는 대부분 혼자 곡을 만들다 보니 좀 부담스러웠어요.

철저하게 영상에 파묻혀 올드보이 곡을 만들었다면, 실미도는 배우의 캐릭터에 초점을 맞췄어요.”

‘올드보이’에서 ‘우진의 테마’를 작곡할 땐 배우가 관객들에게 직접 전하지 못한 암묵적 메시지를 영상과 함께 전해주려고 했고,‘실미도’에서는 영화 전체의 흐름과 그에 따른 배우들의 액션과 표정 하나하나에 신경 썼다.

영화음악을 맡기 전까지는 이런 사건이 있었는지조차 몰랐다고 한다. 그때그때 편집된 촬영분을 보면서 ‘아! 이런 일도 있었구나’라고 알게 됐다고. “배경 지식이 없다 보니 촬영된 테이프를 몇 번이고 반복해서 봤어요.

사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곡을 만들 수 없거든요. 워낙에 거대한 영화라서 처음에는 겁도 많이 먹었는데, 어느샌가 저도 설경구 못지않게 영화 속에 빠져들고 있더군요.”

지난해 휴학계를 내고 8월부터 11월까지 넉 달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실미도’와 ‘올드보이’ 작곡에만 매달렸다. 보고 또 보고… 영감이 떠오를 때까지 한 장면을 수십 번 반복해서 보기도 했다.

실미도 후반 작업은 체코와 영국에서 2주간 머무르며 이뤄졌다. 체코에서 녹음하고, 영국에서 믹싱 작업과 데모 테이프를 만들었다.‘실미도’가 개봉하자마자 친구들과 함께 극장을 찾았다. “내가 이 영화의 음악을 만들었다”고 자랑하고 싶은 맘에서였다.

하지만 친구들은 이내 영화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친구들이나 관객들이 스크린에서 시선을 떼지 못할 때, 그에겐 실미도 부대원들의 혹독한 훈련 장면 대신 흘러나오는 음악만 들릴 따름이었다.


작곡 수입은 유학 경비로...\"부모님 의존 안 할래요\"

‘막다른 길’‘떠나기 위한 한잔’‘어머니의 사진’‘1971년 8월 23일’등 그가 70% 이상을 작곡한 ‘실미도’음반은 세계적 레코드사인 ‘워너뮤직’에서 나왔다. ‘워너뮤직’과는 이미 지난해 ‘마이스터’ 활동을 하면서 ‘프레이어’(prayer)라는 음반을 내며 인연을 맺었다.

‘마이스터(단장 김환규)’는 지난 2002년 4월 서울대 음대생들이 주축이 돼 결성된 클래식의 크로스오버 음악을 하는 그룹이다. 같은 해 9월 창단 연주회를 가졌으며, 이전에는 국립암센터에서 정기 연주를 하기도 했다. 지수군은 피아니스트와 프로듀서로 활약했다.

영화음악 때문에 ‘마이스터’ 활동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재능을 인정한 ‘워너뮤직’이 ‘마이스터’와 전속 계약을 맺고, 음악 앨범을 또다시 내기로 했다. 세계 음반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오는 4월 ‘마이스터’는 멋진 공연 계획을 갖고 있다.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보컬곡을 선보일 생각이다. ‘마이스터’ 보컬을 맡은 서울대 성악과에 재학 중인 박지민군과 호흡을 맞춘다.

예원예고 출신인 그는 이렇다 할 수상 경력은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 최고의 명문대인 서울대 음대를 수석으로 입학할 정도라면 자랑할 만한 ‘지난날’이 있었을 법도 한데 “없다”며 의외의 대답을 하고 만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어머니를 졸라 피아노를 배우면서 작곡 공부를 시작했다. 노래도 꽤 수준급. 대학교에 진학하기 전까지만 해도 음악이라고는 클래식밖에 몰랐단다. 막연하게 현대음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오긴 했지만, 일이 주어지니까 ‘너끈히’ 해내는 자신을 보고 스스로도 깜짝 놀랐다고. 인기를 모은 드라마와 흥행에 성공한 영화의 음악을 작곡했으니 수입이 꽤 ‘짭짤’했을 법하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순 없구요(웃음). 드라마에서는 얼마 못 벌었어요. 영화에서도…. 돈보다는 꼭 해보고 싶었던 영화음악을 직접 하게 돼 기분이 좋아요. 그것도 대작으로 평가받은 ‘실미도’ 음악을 만들었다는 게 꿈만 같아요.”

수입의 대부분은 학비와 유학 경비에 보탤 생각이다. 부모님에게 의존하지 않기 위해 경비가 어느 정도 마련되면 떠날 거란다.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맘껏 그려낼 줄 아는 그런 음악가가 되는 것이 이지수군의 소박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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