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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 제대’ 후 라이브 무대 복귀한 크라잉 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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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스타앤스타
작성일05-05-27 11:20 조회90,26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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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2월 그룹 ‘크라잉 넛’ 멤버 5명 중 4명이 동반 입대했다.

군악대를 지원하면서 음악만큼이나 쇼킹한 결심을 감행했던 것이다. 마니아층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던 이들의 동반 입대 소식을 접한 팬들은 이들의 동반 제대 소식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1월, 25개월의 군복무를 마치고 공식적인 첫 무대에 선 이들을 만났다.

‘발광’이란 표현이 어울릴 만큼 무대에선 폭발적인 음악과 액션을 선보이는 그룹 ‘크라잉 넛’. 약속시간에 딱 맞춰 어슬렁어슬렁 약속 장 걸어 들어온 그들과 맞닥뜨린 순간 오히려 상대방이 당혹스럽게 마련이다.

약속시간에 대한 개념도 없을 것처럼 자유분방하고 제멋대로일 거란 선입관을 한꺼번에 날려버리는 순간이었다. 군대에서 배운 예절일까 의구심이 드는 순간, 예전 모습 그대로 엉거주춤한 행동과 엉뚱한 장난이 이어진다. 남아 있는 군인의 ‘티’는 헤어스타일뿐이다.

‘크라잉 넛’이란 그룹 이름은 알지만 멤버들의 얼굴이나 이름은 대중적이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공중파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한 횟수가 셀수 있을 만큼 적기 때문이다.

소규모 라이브 무대와 소수 마니아층의 사랑을 받기 시작한 이들은 ‘말 달리자’란 곡을 히트시키면서 자신들의 존재를 대중적으로 알린 것이다. 특히 ‘노래방 선곡 순위’에서 단연 5위 안에 드는, 말 그대로 신나게 흥을 돋울 수 있는 곡으로 손꼽히고 있다. ‘말 달리자’를 부르며 헤드 뱅잉, 소리 지르기, 발 구르기 등은 크라잉 넛의 매력이다.

5명 멤버들의 이름을 일일이 알지 못한 상황에서도 인터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어디선가 구해온 하얀 종이 위에 이상혁(28), 박윤식(28), 한경록(28), 김인수(30), 이상면(28) 등 각자의 이름을 하나씩 적는다. 그리고 각자 자신의 이름을 들고 웃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각자 이름은 몰라도 좋단다. 노래방에서 한 번씩 불러주고 크라잉 넛의 음악만 이해해주면 된다고.

“빨리 외우세요. 갑자기 섞어놓고 짝 맞추기 게임할지 모르니까 긴장하세요.(웃음)”

제대 후 ‘수요예술무대’ 녹화가 첫 공식 무대다. 이를 앞두고 들뜬 감정을 추스르기 위해 쉴 새 없이 장난을 한다.

탁자를 손톱 끝으로 긁으며 얼굴엔 ‘야비한’ 미소가 가득하다. 사탕 껍질을 벗겨놓고 입을 대고 주워 먹거나 이야기 도중에 방귀를 뀌곤 아무렇지 않게 계속 말을 이어나간다. 하지만 살짝 상대방의 반응을 살핀다.

당황해하거나 얼굴을 찌푸리거나 웃으면 지는 것이다. 처음 만날 때 정중하게 인사한 것 외에 ‘상식’은 통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좋아하는 마니아층이 두텁게 형성되는 건 음악에서 뿜어져 나오는 ‘끼’와 그것을 한층 배가시키는 독특한 발상 때문이다.

그들의 군 생활은 어땠을까. 군대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자, 순간 ‘고자질’하는 꼬마아이처럼 재잘대기 시작한다.

“요즘에는 원하는 사람들끼리 동반 입대를 할 수 있어서 저희에겐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요. 연주만 계속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거든요. 그래서 입대를 했죠. ‘국군수도방위사령부 군악대’라고 하면 매일 연주만 하고 공연만 하는 줄 알더라구요. 전혀 아니거든요. 저희도 할 것 다 했어요.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요! 힘든 훈련도 다 받았구요.”

리더 한경록이 먼저 입을 열었다. 부대 위치에 대해 말하려다 말고 흠칫 놀라는 눈치다. 부대 위치는 국가 기밀이란다.

국군수도방위사령부 위치를 알리는 간판이 길거리에 버젓이 있다고 말해줘도 끝까지 ‘국가 기밀 사항’이라며 입을 다문다. 옆에 있던 이상면이 말을 잇는다. 연예인이 입대하면 면회하기 위해 찾아오는 팬들로 북새통을 이룬다는 소문은 누가 만들어낸 것이냐며 벌컥 화를 낸다. 멤버 5명 중 4명이 입대하고 남은 김인수만 줄기차게 면회를 왔다고.

“오히려 군대 안 간 형이 심심하다며 면회를 왔어요.(웃음) 사실 군대에 있는 저희는 정말 재미있었거든요. 연주도 할 수 있고, 군 생활이란 게 적응하면 꽤 좋거든요.”

주말마다 면회객들로 북적이는 면회소엔 환풍기가 딱 하나 있다. 면회소에서 요리하는 냄새가 환풍기를 통해 빠져나가는 것이다.

그들은 주말만 되면 환풍기 밑에 옹기종기 모였다. 주위 눈치를 살피고 코를 킁킁대며 냄새를 맡고 서 있던 어느 날 떳떳하게 냄새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발견했다. 청소 도구를 들고 청소를 하는 척하는 것이었다. 빗자루를 들고 기타 연습도 하고 싫증이 나면 ‘피터팬’ 놀이도 했다. 25개월이란 세월은 그들에겐 그리 긴 시간만은 아니었다.

혹한기 훈련이면 일반 군인과 마찬가지로 무거운 배낭은 물론 악기도 들고 가야 했다. 눈이 소복이 쌓인 벌판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맛’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이들에게 ‘시트콤 같은’ 일이 벌어지는 건 비일비재하지만 안타까운 기회를 놓친 사건도 있었다. 얼마 전 영화 ‘쿵푸 허슬’을 홍보하러 방한한 영화배우 주성치가 그들을 만나고 싶다며 묵고 있는 호텔로 방문해주길 원했다.

마침 휴가중이던 한경록과 박윤식은 소속사를 통해 이야기를 전해 들었지만 비웃으며 거절했다. 학창 시절 동창생 중에 주성민이란 친구가 있다. 그의 별명이 주성치였던 것이다. 당시 감자탕을 먹으며 소주잔을 기울이던 이들은 “그 자식한테 직접 오라고 해!”라며 다짜고짜 전화를 끊어버린 것이다. 뒤늦게 진짜 주성치였다는 사실을 안 이들은 황당했다.

“주성치가 저희 팬이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앞을 가려요.(웃음) 중국말을 못해서 그러는데, 누가 통역 좀 해주시든가 메일로 주성치씨에게 알려주세요. 저희 주성치 팬이거든요. 영화 ‘소림축구’를 보고 나서 흉내까지 내면서 엄청 좋아했는데, 그런 좋은 기회를 어처구니없이 놓쳐버리다니 정말 안타까워요. 다시 한국을 방문하면 그때 꼭 함께~.”

뒤에 소식을 전해 들은 나머지 멤버들에게 그날 밤 신랄한 비난을 들어야 했다.

공연 없인 가수의 생명이 다한 것이라며 끊임없이 공연 일정을 늘어놓는다. 2년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도 대단하다. 서울을 시작으로 부산, 전주, 대전, 수원, 대구, 부천, 제주 등 전국 13개 지역 순회공연은 2월 26일부터 6개월 동안 이어질 예정이다.

군 복무 기간 동안 무대에 서고 싶은 열정은 뜨거웠다. 제대 후 곧바로 컴백 콘서트를 준비한 것도 이 때문이다. 콘서트 일정이 끝나는 대로 음반 작업에 몰두할 예정이다.

“다시 달려볼까요! 음악에 미쳐 신나게 흔들고 나면 인생이 달라 보이지 않을까요. 공연장에 오셔서 맘껏 소리 지르고 춤추며 파티 한번 열어보자구요.”





글/ 강수정 기자 사진 / 강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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