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극복한 진요근의 '덤으로 사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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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케이아이작성일21-12-08 10:29 조회170,9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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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극복한 진요근의 ‘덤으로 사는 인생’
대장암 완치 판정받고 신곡 취입
오른쪽 위 어금니부터 차례로 4개의 치아가 빠진 상태였다. 왼쪽 윗니들도 네 대의 이가 빠져 임플란트 시술을 받았지만 오른쪽 윗니들은 잇몸이 다 녹아내려 임플란트 시술을 받으려면 몇 달 더 기다려야 했다.
발음이 새는 것 같아 불안했다. 혀로 새는 걸 막으며 노래해나갔다. 무엇보다 정확한 발음을 해야만 했다. 입 밖으로 자꾸 침이 흘러나와 손으로 닦으며 열심히 불렀다. 손이 끈적거려 내려다보니 피투성이였다.
혓바닥으로 윗니들을 자꾸 건드려 혀에 상처가 생겨 나오는 피였다. 작은 아들을 불러 따스한 물 한 잔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해 물을 입안에 머금고 헹군 다음 그대로 삼켰다.
밖에서 지켜보는 작곡가가 알면 안 되기에 시치미를 떼고 녹음을 다시 시작했다. 취입은 두 시간 만에 끝났다. 밖으로 나오니 작곡가 이호섭 선생이 노래가 좋았다고 칭찬을 해주셨다.
암수술을 받고 5년이 지난 2020년 3월의 일이다. 녹음이 무사히 끝나고 나서야 이호섭 선생에게 오른쪽 윗니 네 대가 빠진 사실을 고백하자 놀라는 표정이었다.
대장암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고 신곡 ‘덤으로 사는 인생’(김시원 작사/이호섭 작곡)을 부른 가수 진요근의 이야기다. 죽다 살아났으니 이제부터 사는 인생은 덤이라는 트로트 곡이다.
투병 중 빠진 치아 때문에 어렵사리 취입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를 받다가 몸에서 거부반응이 생겨 온몸이 부어오르는 바람에 죽을 고비를 넘겼다. 고음이 나오지 않아 대청댐 근처 산속으로 들어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다가 산비탈에서 굴러 떨어진 다음 가까스로 차안으로 기어들어가 기절했다가 한 시간 만에 깨어난 일도 있다.
이 일이 있기 몇 달 전 진요근은 작곡가 이호섭 선생에게 전화해 암투병 사실을 고백하고 자신의 사연을 가사로 써줄 작사가 한 분만 소개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해서 만난 사람이 작사가 김시원이었다.
그러나 곡이 나와 취입을 하려니 고음이 나오질 않았다. 이호섭 선생이 그 상태로는 녹음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거절하는 바람에 산속을 찾아가 고래고래 소리 지르면서 고음을 되찾아 연습을 거쳐 무사히 취입을 끝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성한데 하나 없이/부서지고 상처가 났지만/비틀비틀 아슬아슬 여기까지 왔다/험한 세상 끝까지 나를 더 사랑해준 당신/고맙고 사랑합니다/지나간 모든 것 모든 게 나에겐/선물이고 기적이었어/아 이제부터 이제부터 난/덤으로 사는 인생…….”
고난을 이겨낸 경험을 구수한 트로트에 담았다. 눈물 나는 이야기를 흥겹게 녹여냈다.
TV조선 ‘명심보감’에 출연해 12월 9일 방송 예정
진요근은 재기에 나서면서 신곡 세 곡을 더 취입했다. 정옥현 선생이 작곡한 ‘덤’을 비롯해 이동훈 선생이 작곡한 ‘울리지 말아요’와 ‘사랑산맥’인데 모두 진요근이 직접 노랫말을 썼다.
보다 짙은 트로트 향기가 나는 ‘덤’의 노랫말은 그렇게 슬프지 않은데 진요근은 어쩐지 애절한 창법을 구사해 더 구슬프게 들린다. 이 노래에는 사연이 있다.
‘암투병 5년을 극복한 집념의 가수’라는 타이틀을 이 노래의 MV 앞에 붙이고 유튜브에 올렸더니 TV조선의 건강 프로그램 ‘명심보감’의 작가라면서 연락을 해달라는 댓글이 올라온 것. 치아 때문에 아직 방송에 나갈 상황이 아니었기에 연락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200만 명의 구독자를 가진 악어유튜브로 유명한 작은아들 진동민군에게 연락을 해왔다. 2019년 아프리카TV BJ대상 게임마스터 BJ대상을 받은 아들의 성화에 못 이겨 촬영을 하고 말았다. 10월 18일 방송예정이었는데 방송일이 12월 9일 오전 10시 30분으로 연기되었다.
진요근이 ‘덤’의 가사를 처음 썼을 때는 아직 자신이 취입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던 시점이었다. 그래서 KBS 가요무대 제작진에게 자신의 사연과 함께 ‘덤’의 가사를 보내면서 이 노래를 가수 임영웅이 불렀으면 좋겠다는 편지를 보냈지만 아무 답신을 받지도 못했는데 그 가수를 스타덤에 올려준 TV조선에 직접 출연하게 되었으니 정말 인연이 묘하다.
세계효운동본부 설립해 무료경로잔치 300회 개최
1962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난 진요근은 대전상고 3학년 때 무작적 상경해 웨이터, 택시기사 등 온갖 직업을 전전했다. 가수로 나서기 전 단역 영화배우로 활동을 시작한 경력도 있다.
1991년 발표한 ‘불효’(진요근 작사/김정일 작곡)가 다운타운을 통해 인기를 누리며 가수로 빛을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버지가 급작스레 세상을 떠나고 어머니의 병환 때문에 가수 활동을 중단하고 대전으로 내려갔다.
3개월밖에 못 사신다던 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간호하자 어머니는 이후 10여 년을 더 사셨다. 10년 동안 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간호한 사연이 알려지며 효자로 소문이 나 유명해졌다.
돌아가신 어머니는 후에 진요근의 꿈에 나타나셔서 숫자 여섯 개를 가르쳐주셨다. 로또복권이라는 생각에 구입을 했더니 숫자 하나만 틀리는 2등에 당첨되었다. 큰돈은 아니었지만 그 돈을 밑천으로 세계효운동본부를 설립해 전국을 돌며 독거노인들을 위한 무료경로잔치를 300회 이상 개최한 2016년 1월 대장암 진단을 받으면서 활동을 중단했다.
항암치료를 무사히 마친 진요근은 “작사가와 작곡가 선생님들이 작품료를 받지 않고 재능기부를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자신을 간호해준 아내와 수술비와 병원비를 대준 두 아들 덕택에 자신이 일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010-2208-1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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